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초딩입맛제주아재
하고 싶은 것만 하며 살고 싶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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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08. 1. 4. 14:08 삶은달걀
지난 밤, 아들녀석에게 해서는 안 될 짓을 했습니다.

잠을 제대로 못자고 수시로 깨서 사방이 떠나가도록 울어대는 아이때문에 아내와 저 모두 신경이 곤두서고 짜증이 났던 터에 그만 말도 못하는 아들한테 화풀이를 하고 말았습니다.
저 딴엔 몸 어딘가가 불편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고, 무언가에 놀래서 그랬을 수도 있는데, 아비된자로서 이해를 못하고 내 일신의 불편으로 인해 그 어린 것에게 악다구니를 하고 말았습니다.
바로 후회가 밀려온건 두말 할 것도 없지요...

나는 일순간을 참지 못해서 그랬지만 아이가 받을 충격은 얼마나 클런지, 이 아비가 야속하게 느껴졌을것 같습니다.
좋은 옷을 입히지는 못해도, 좋은 음식을 먹이지는 못해도 좋은 말을 해주고 따뜻하게 감싸줄 수는 있는데 그것도 제대로 못하고 있으니 과연 내가 부모가 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.

자식을 낳아봐야 부모 마음을 이해한다고 했던가요...
저희 부모님 또한 저를 키우실때 이처럼 고달프셨겠지요.
사랑하는 아이를 키우는 것을 고달픔으로 표현하면 안되지만, 퇴근 후 저를 맞이하는, 한 없이 지쳐있는 아내를 보면 그런 생각이 듭니다.

오늘은 일어나자마자 아들녀석을 꽉 안아주었습니다.
간밤의 제 잘못을 사죄하면서...
그런데 이 녀석은 간밤의 일을 기억을 못하는지 제 앞에서 생글생글 웃고 있는 것이 어쩌면 이 어린 아들은 벌써 못난 아비를 용서했나 봅니다.

부모가 된다는 것...
그저 아이만 낳으면 되는건 아닌것 같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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posted by 초딩입맛제주아재